정치권, '대파 가격' 두고 신경전…한 단 얼마길래

입력 2024-03-20 09:48   수정 2024-03-20 09:49



4·10 총선을 앞두고 농산물 고물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여야가 '대파 한 단 가격'을 주제로 거센 신경전을 벌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방문해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 같다"고 말한 사실이 보도된 뒤의 일이다.

'고물가'를 고리로 정권 심판론에 불을 붙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19일 "윤 대통령이 세상 물정 모르는 소리만 한다"고 공세를 펴고 나섰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때늦은 물가 점검을 나서자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기재부 간부들에게 '물가 지킴이'가 되라고 지시했다 사후 약방문이 따로 없다"며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 뒤늦게 허둥지둥 물가를 지킨다고 나서냐"고 지적했다.

신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인 것 같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대파 한 단에 9천 원, 배추 한 포기에 5천 원이 넘는다. 국민들께서 느끼는 체감경기를 안다면 다른 나라보다 물가상승률이 낮다는 소리는 못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혈세 푸는 '총선용 미봉책과 쇼'로 국민을 우롱하지 말고, 근본적인 물가 관리 대응과 농산물 생산·유통 구조 안정화를 위한 진정 어린 대통령의 자세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러한 비판에 "억지 비판이 도를 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민찬 중앙선대위 공보단 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을 통해 "아무리 선거가 급해도 민생을 볼모로 잡지는 마시라"며 "'대파 한 단에 9천 원이라고 비판했는데, 직접 시장에 가서 대파 한 단을 사보기는 했는지 의심스러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파 한 단의 도매 시세는 3300원으로, 마트 권장판매가는 4250원으로 알려져 있다"며 "여기에 정부 지원금과 할인쿠폰 등이 더해져 일부 대형마트에선 대파 한 단 가격이 875원으로 내려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정부·여당은 물가 안정을 위해 긴급 농축산물 가격 안정 자금 1500억 원을 투입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억지 비판을 멈추고, 물가 안정을 위한 정부·여당의 노력에 동참하시라"고 일갈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방문해 "장바구니 물가가 높아져서 서민과 중산층 살림살이에 어려움이 크실 것"이라며 "납품단가 보조와 할인판매 지원 확대 등을 통해 사과 가격이 평년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방문한 날, 해당 매장은 대파를 파격 세일했다. 윤 대통령 방문 일주일 전(11~13일)까지는 '875원'의 3배 수준인 2760원에 판매했으나, 대통령 방문 당일에는 875원으로 내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농협 하나로마트의 대파 가격은 18일에만 특별히 낮춘 가격이 아니다"며 "최근 발표된 정부 물가 안정 정책이 현장에서 순차적으로 반영된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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